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신청 앞두고 학내 진통 이어지나
부경대 학생들, '졸속 통합 반대' 목소리 외치다

21일 국립부경대학교 학생들이 총궐기를 열고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장헌재 제공)
21일 국립부경대학교 학생들이 총궐기를 열고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장헌재 제공)

[시사매거진 정유희 기자] 국립부경대학교 학생들이 21일 국립한국해양대학교와의 통합 추진을 반대하는 총궐기를 열고 대학본부의 일방적 통합 추진을 비판했다. 이날 부경대 총학생회가 주도한 총궐기에는 학생 25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 18일 부경대와 한국해양대가 글로컬대학30을 위한 통합을 추진하기로 밝혔다. 그로부터 3일 전인 지난 15일에는 부경대 장영수 총장이 교직원 및 학생에 서신을 보내고 "연합유형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공동취진위원회를 구성해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논의했으나 입학정원을 비롯해 많은 난관에 부딪히며 연합유형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5일 양 대학 총장이 직접 만나 의논한 끝에 해양수산 기반의 특성화대학이라는 담대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통합유형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으게 됐다"고 밝혔다.

국립부경대학교 대학본부 앞에 붙은 학생들의 포스트잇.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강석규 제공)
국립부경대학교 대학본부 앞에 붙은 학생들의 포스트잇.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강석규 제공)

이후 부경대 대연캠퍼스 대학본부 앞에서는 '과잠바'와 전공서적을 계단에 두고 반대 의사를 밝히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통합 결사 반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등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과 대자보 역시 곳곳에 붙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대학본부의 졸속 통합 추진에 기인했다.

이날 오전에는 장영수 총장이 대학극장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간 통합의 취지와 과정 등을 설명하는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학생들은 오후 3시 총궐기를 열고 통합 추진 결정 절차에 비판의 목소리를 외쳤다.

21일 국립부경대학교 총궐기를 위해 모인 학생들.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장헌재 제공)
21일 국립부경대학교 총궐기를 위해 모인 학생들.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장헌재 제공)

부경대 김민재 총학생회장은 총궐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국립부경대와 한국해양대, 글로컬대학30 통합론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막연한 통합 이야기를 학내 구성원, 총장의 통보로 듣게 된 부분은 비통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총학생회장은 "국립부경대는 1996년 수산대와 공과대가 통합 출범한 4년제 종합대학"이라며 "통합 후 진통이 10년간 지속됐다. 그런데 또 한 번의 통합으로 인해 이제 안정된 학교에 진통을 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부경대 총학생회가 밝힌 '2024년 글로컬대학30 통합 관련 학생 의견 투표' 결과, 투표자 4567명 중 반대 4197표로 92.6%가 통합에 반대했다. 총학생회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투표에는 부경대 재학생 2만806명 중 4567명(22%)이 참여했고, 이에 약 93%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날 부경대 학생들은 "모든 순간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고 우리가 항상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 순간을 만들자"며 "그렇게 만들어진 매 순간들로 우리의 행동이 무의미해지지 않는 그 순간까지 함께 나아가겠다"고 뜻을 모았다. 

학생들은 '학생 의견 반영 없는 졸속 통합'에 결사반대를 외치며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과정으로 학생의 의견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통합으로 부경대는 종합대학이 아닌 해양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며 비 해양계열 전공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지 대학본부 측에 답을 요구했다.

대학본부 앞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과잠바'와 포스트잇, 대자보.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오경택 제공)
대학본부 앞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과잠바'와 포스트잇, 대자보. (사진_국립부경대학교 재학생 오경택 제공)

한편 다가오는 22일은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을 위한 대학의 혁신기획서 제출 마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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