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남편 살인사건 혐의 고유정 3차공판

[시사매거진/제주=신관호 기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고씨가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힘이 실려 주목된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실시했다.

이날 공판의 쟁점은 고씨가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여부에 쏠렸다. 앞서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 측은 고씨가 피해자에게 졸피뎀(불면증 치료약물)을 복용하게 한 뒤 반수면 상태에서 계획적 살인을 저질렀다는 논리에 집중했다.

반면 고씨 측은 지난 2차 공판 당시 계획적 살인 주장의 증거물로 지목된 졸피뎀 성분이 전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혈흔에서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혈은을 분석한 감정관들이 이번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면서 고씨 측의 주장이 흔들리게 됐다.

감정관들에 대한 증인심문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혈은이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으로, 검찰이 내세운 계획적 살인 주장에 무게가 쏠린 것이다.

이에 대해 고씨 측은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이날 재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날 고씨에 대한 모두진술 여부도 화두가 됐다. 고씨 측은 이번 재판에서 모두 진술할 기회를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지난 공판에서 고씨가 모두진술 기회를 저버린 점 등을 밝히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씨가 모두 진술하려고 했던 내용이 변호인을 통해 작성된 것으로, 고씨가 차후 진술내용을 직접 작성하면 말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편 고유정에 대한 4차 공판은 오는 30일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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