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9층), 오픈식 28일 오후 6시

박용인, 라우터부르넨, 캔버스에 유화, 2015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돈화문갤러리에서 서양화가 박용인 초대전을 8월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색채의 마술사로 비견되는 박용인 화가의 작품들로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길목에서 풍성한 ‘색채의 향연(饗宴)’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남다른 색채감각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구상작가, 서양화가 박용인에 대해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박용인 화가의 작품을 크게 세 가지로 특정해 평하고 있다.

우선 색채의 아름다움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일상 색과 회화의 색이 어떤 차이를 가지며, 그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를 깨닫게 된다. 다른 표현을 빌린다면 그의 작품을 보면서 색채의 마술사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원색적이면서도 결코 원색이 아닌 밝고 화려한 색상의 배치가 놀랍다. 전체적으로 명도와 채도가 낮은 색상의 작품들도 역시 화려하고 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구성의 단순성이다.

사물의 이미지에 대한 해부, 또는 분해를 거쳐 재구성되고 있는 회화적인 조형미는 그의 남다른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림의 소재에서 사실적 이미지를 추출하기보다는 추상적 이미지에 가까운 조형언어를 창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엄연한 구상화이면서도 비구상화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음은 어쩌면 상상적 이미지 묘사에 기안한 것인지 모른다. 그림은 분명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비시각적인 미적 카타르시스가 내재되어야 한다는 이중적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박용인의 작품은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고 하겠다.

또 다른 특징은 서구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성이다.

감각적이면서도 지적 분위기를 잃지 않는 그의 작가적인 통찰이 예사롭지 않다. 적당히 비어 있는듯하면서도 전체적인 통일성 또는 조화와 질서에 무리가 없는 화면 구성에서 아릿한 서구적 향수가 담긴 서정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박용인, 설산, 캔버스에 유화, 2015

 

은은한 클래식이 흐르는 풍경, 클래식 선율이 배어나오는 서정성이 돋보이는 서양화가 박용인의 그림 속에서 끊임없는 예술 창작의 진지함이 묻어난다.. 박용인 화가의 작품에서 창작이란 곧 예술가로의 근원적인 존재성을 확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집념과 인내, 화가의 시선에 노출된 풍경을 사실대로만 재현하는 것은 예술적인 영감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 현실의 풍경은 작가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화면 안에서 조형적으로 재탄생된다.

 

박용인, 성산포

 

서양화가 박용인은 “나는 어떠한 사물이든 눈에 닿는 모든 것 또는 설사 망막으로 파악할 수 없는 비가시적인 것일지라도 그림의 주제로 삼는다. 풍경으로 비롯되는 소재에서 때로는 정물이나 인물에 초점을 모으기도 하는 구상적 형상에서 이미지를 풀어 놓고 있다.

나의 그림의 형상들은 침전된 분위기 속에서 파악되어지거나 묘사적으로 접근된 형상이 아닌 심의에 파악 되어진 형상을 자유로운 의상(意想)으로 전개시켜 시적 정감을 수반한 채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에 의해 굴절되어 나타난 형상이다.

회화에 있어 창작성이란 조형적인 요소 즉 선, 면, 점, 색 등을 어떻게 배열, 조합하고 독자적인 형상성을 어떻게 표출시키느냐에 따라 창작의 참 뜻이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나는 다양한 소재 및 대상을 간결하고 함축적이 조형어법으로 재현함에 나이프로 물감을 두텁게 발라 긁고 문질러 마티에르로 깊이와 무게를 더해주고 붓으로 부드럽게 처리한다. 즉 나이프를 사용한 두터운 질감의 효과에 의해 다져지는 견고한 조형성 위에 마치 안개가 스며들 듯 빈틈없이 채워지는 번짐 기법의 색채효과로 미묘하고 부드러운 공간감을 조성시킨다.

오랜 연륜의 두께와 퇴락한 표정을 지어내는 마티에르의 효과와 보호막처럼 도포되는 붓에 의한 처리가 고태(古態)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이는 신라 시대의 토기나 녹슨 금속 공예에서 볼 수 있는 마티에르와 수묵 담채화에서 화선지에 번져 들어가는 먹의 농담에서 신비스러울 정도로 미묘한 아름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견고함과 부드러움을 조화롭게 접목시킴으로써 부조화와 조화라는 미묘한 형식적 논리를 이끌어 내고자 함이다. 대립적인 이미지를 대비시키는 데서 비롯되는 시각적인 긴장감을 통해 선명하고 명쾌한 조형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에 색채 또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사용하기를 주저하는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색을 기조 색으로 한다. 거기에 원색적인 이미지의 황색, 청색 초록, 보라 등 밝은 색을 대담하게 대비시킨다.

모든 색은 캔버스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팔레트 위에서 배합되어 만들어진 완성된 색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김으로써 채도가 높아 보여 그림이 화려하게 느껴지고 선명해진다. 대상을 단순화하고 평면적인 채색기법을 이용함으로써 시각적으로 명쾌해진다.

거기에는 구체적인 상황 제시나 설명적인 묘사가 전혀 필요 없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대상에 대한 자신의 감성적인 반응으로서의 인상(印象)이다.“ 라고 자신의 작품활동을 설명한다.

 

박용인, 하경 (버킹검), 2019

박용인 PARK, YONG-IN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졸업 (1966) | ACADEME DE LA GRANDE CHAUMERE에서 수학 (1981~1982 PARS)

현대미술초대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국제현대미술제 (국립현대미술관) | 예술의전당 개관기념전 (예술의전당) | 한국 현대미술 현재와 미래전 (홍익대 현대미술관) | 한국 현대 구상회화의 흐름전 (서울미술대전 시립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개관기년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 아직도 우린 현역이다 한국미술 1,2세대전 (정문규 미술관) | 70,s RENAISSANCE 전 (이브 갤러리)

수상 | 일본 고오베 니끼까이전에서 고오베신문사 대상수상(1989) | 제1회 한국구상대제전 특별상수상 (2006) | 제9회 미술세계상 본상수상 (2012) | 제7회 한국예술상 수상 (미술부문) (2014) | 제9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미술인상 (서양화 본상 수상. 2015)

개인 초대전 | 52회 | 제주도립 현대미술관 | 대구 수성아트피아 | 포스코 본사 | 밀레니움 서울힐튼 | 예화랑 | 선화랑 | 표화랑 | 이목화랑 | 대림화랑 | 송아당화랑 | 백송화랑 등 | 박용인의 회화50년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방송 | KBS TV미술관 50분간방영 “박용인의 작품세계” 대담 김인환 (1987)

주요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 전쟁기년관 | 서울시립미술관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 제주도립미술관 | 제주도립 현대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박수근미술관 | 조흥은행본점 | 포스코본사 | 밀레니움 서울힐튼 등

심사 | 서울시 미술대전 추진위원 전시 자문위원 및 초대작가 (서울시립미술관) |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역임 (한국미술협회) | 오지오 미술상심의위원회 (광주광역시) | 서울시 미술장식 심의위원회 위원역임 (서울특별시)

이번 서양화가 박용인 초대전이 열리는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색채의 향연(饗宴)’, 색채의 마술사 서양화가 박용인 초대전은 8월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9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픈식 28일 오후 6시,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돈화문갤러리 ‘색채의 향연(饗宴)’, 서양화가 박용인 초대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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