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방대한 문학세계를 완성하다”

저자 버지니아 울프 | 옮긴이 진명희 | 출판사 도서출판 솔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 솔출판사에서 1990년 초반 기획 후 출간되기 시작한 ‘버지니아 울프 전집’이 29년 만에 완간을 기념하여 특별한 디자인과 더욱 가벼워진 판형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조이스, 프루스트와 함께 ‘의식의 흐름’의 대가라 불리는 울프는 이 실험적인 기법을 통해 인간 심리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든 작가이다. 인간의 내면, 그 심연의 세계를 관찰하며 시간과 ‘진실’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제시했던 울프의 문학세계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고 이를 소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방식의 실험들로 펼쳐진다. 시대를 앞서간 ‘젠더’로서의 성性 인식은 울프의 본질이자 혁명적인 울프 문학의 근간을 이룬다.

버지니아 울프의 데뷔작 ‘출항The Voyage Out’은 그녀의 자서전적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으로 자신의 삶과 정신을 깎아내며 완성한 작품이다.

결혼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내세울 만한 작가로서의 필명도 얻지 못한 불안한 자아정체성에 대해 괴로워하던 울프는 결혼을 계기로 사회적 정체성의 변화를 겪는 스물네 살의 여주인공 레이철 빈레이스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였다.

소설적 전통과 관습 안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소설 형식을 추구한다. 처음부터 그녀는 첫 출항하는 소설가로서 자신만의 영혼의 경험, 진정한 존재의 순간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여성언어가 가능할까 하는 문제를 의사소통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치환해서 제기한다.

부친 레슬리 스티븐의 죽음 후 ‘출항’에 대한 영감을 얻은 울프는 1904년부터 출판된 1915년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7회 정도 다시 쓰고, 많게는 11, 12회 정도 고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여러 차례에 걸쳐 고쳐 쓰며 십 수 년을 한 작품에 매달린, 말 그대로 작가로서 울프 자신의 출항과 여주인공의 자아 탐색을 위한 내면 여행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교류가 저변에 흐르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솔출판사 특별 한정판은 기존 판형의 번역을 보완하고 정정하여 더욱 완결되고 안정된 번역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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